탄소시장의 새로운 흐름, ‘자발적 탄소시장 VCM’

(사진 설명 : AI 이미지 컷)

전 세계 탄소경제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탄소는 단순한 환경 의제가 아니라 금융과 산업, 무역, 농업, 산림을 연결하는 거대한 경제 질서가 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자발적 탄소시장 (VCM, Voluntary Carbon Market)’이다.

정부 규제로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시장이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 개인이 스스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크레딧을 구매하는 구조다. 반면 정부가 법적으로 운영하는 시장은 ‘규제 탄소시장Compliance Market)’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K-ETS)나 유럽의 EU ETS가 대표적 사례다.

VCM의 핵심은 탄소를 줄이거나 흡수하는 프로젝트에 있다. 산림 조성, 바이오차, 재생에너지, 메탄 감축, 맹그로브 복원, 농업 탄소흡수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업이 실제로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거나 제거했다고 국제 기준에 따라 인증되면 탄소크레딧이 발급된다. 일반적으로 탄소크레딧 1개는 이산화탄소(CO₂) 1톤을 줄이거나 흡수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크레딧은 글로벌 기업들이 구매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ESG 경영, 넷제로(Net Zero), RE100, 공급망 탄소관리,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등이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Microsoft, Google, Amazon, Apple 등은 자발적 탄소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은 인증기관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증기관인 Verra는 VCS(Verified Carbon Standard)를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Gold Standard는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인증체계가 특징이다. 최근에는 바이오차와 탄소제거(CDR) 분야에서 Puro.earth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VCM의 흐름이 단순한 ‘배출 감축’에서 ‘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바이오차, DAC(직접공기포집), 강화풍화(Enhanced Weathering), BECCS 같은 기술 기반 탄소제거 방식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단순히 배출을 줄이는 것보다 이미 대기 중에 존재하는 탄소를 실제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VCM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가능성은 매우 크다. 산림자원과 농업, 바이오차, 목재 건축, 지역 탄소은행 모델은 한국형 탄소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밤나무와 같은 경제수종 기반 산림, 농촌 바이오매스 활용, 지역 기반 탄소흡수 사업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세계는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탄소를 경제로 전환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VCM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앞으로 누가 먼저 지역과 산림, 농업을 탄소금융과 연결하느냐에 따라 미래 지역경제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한국탄소신문=최용락 기자)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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