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 박지훈(왼쪽부터), 이진희 책임연구원, 루스탐 율다셰프 화학연-UST 학생연구원, 김민철 선임연구원, 곽종민, 남원빈 석사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제공(c))
대한민국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와 공급과잉이라는 삼각파고를 넘기 위해 ‘기술 혁신’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이 주관하는 ‘기후위기 대응 이산화탄소 자원화 전략연구단’이 출범하며 기술 국산화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최근 고체산화물 전기분해장치(SOEC)의 난제를 해결한 원천기술까지 확보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략연구단을 이끄는 최선 단장은 SK이노베이션과 한화토탈 연구소장을 거친 ‘현장형 전문가’로, “이제는 단순한 원천기술 개발을 넘어, 기업이 즉시 활용 가능한 ‘사업화(R&BD)’ 모델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최 단장은 출연연의 세계적 연구 역량에 민간 기업의 플랜트 엔지니어링 능력을 결합한 ‘스테이지 게이트(Stage-Gate)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5년간 1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 단위 모듈 설계부터 통합 실증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2035년까지 연간 3조 원 매출 기여와 120만 톤의 탄소 감축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이러한 국가적 전략을 뒷받침할 강력한 성과도 마련됐다.
최근 화학연 김민철·박지훈·이진희 박사 연구팀은 CCU 상용화의 핵심인 SOEC의 내구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SOEC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해 항공유나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장치인데, 그동안 전해질 층이 고온에서 갈라지는 ‘계면 박리’ 현상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고가의 증착 공정 대신 ‘딥 코팅’이라는 경제적인 방식을 통해 전해질 계면 구조를 재설계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처리 능력을 나타내는 전류밀도가 기존 0.59에서 2.14A/㎠로 3.6배나 향상되며 니켈 기반 SOEC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기록했다.
최선 단장은 “화학연은 이미 촉매-공정-실증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확보했다”며, “이번 SOEC 기술과 같은 혁신적 원천기술이 전략연구단의 사업화 패키지와 결합한다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글로벌 CCU 시장의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특임연구원으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있는 최선 단장의 전략적 리더십과 현장 연구진의 기술적 성과가 맞물리면서, 위기에 빠진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탄소자원화’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2026년 3월호 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한국탄소신문=유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