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연, 이산화탄소로 휘발유·나프타 하루 50kg 생산 실증 성공

(사진 설명 : 화학연 연구진 (우측 상단부터 반시계 방향) 민형기 선임, 박해구 책임, 김정랑 책임, 박민준 연구원, 이태정 연구원, Khasan Nasriddinov 화학연-UST학생연구원, 김애리 연구원, Chen Jingyu 박사후연구원, 류수현 학생연구원, 민지은 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c))

공장과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로 직접 전환하는 국내 기술이 실증 단계에 진입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탄소중립 전환이 동시에 요구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하는 탄소자원화 기술 개발에 성과를 거두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정랑 박사 연구팀은 GS건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공동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탄소자원화 플랫폼 화합물 연구단’ 사업을 수행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직접 반응시켜 액체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촉매 및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하루 50kg 규모의 액체 탄화수소 생산 파일럿 플랜트 운영에 성공하며 기술의 실증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존의 이산화탄소 기반 액체연료 생산 기술은 먼저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한 뒤 다시 액체 연료를 합성하는 2단계 공정을 거쳐야 했다. 일반적으로 고온의 역수성가스전환(RWGS) 반응과 피셔-트롭쉬(Fischer-Tropsch) 합성 공정을 연계해야 하기 때문에 설비가 복잡하고 에너지 소비가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사진 설명 : CO2 간접전환공정(좌) 및 직접전환공정(우) 비교. 한국화학연구원(c))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 반응기 내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직접 액체 탄화수소로 전환하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공정은 약 300℃, 20bar 수준의 조건에서 운영되며, 미반응 물질을 재순환하는 방식을 적용해 액체 탄화수소 수율을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2022년 하루 5kg 규모의 미니 파일럿 실증을 완료한 데 이어, 2025년 말 하루 50kg 규모의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해 안정적인 생산 가능성을 검증했다.

이번 성과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 파일럿 규모에서 연속 운전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공정 단순화를 통해 향후 설비 투자비와 에너지 소비 절감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촉매 수명, 장기 운전 안정성, 그리고 수소 공급 비용을 포함한 경제성 검증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다변화와 탄소 활용 산업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수입 원유 의존도를 일부 낮추고 국내 탄소자원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이 기술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와 결합할 경우 PtL(Power-to-Liquids) 기술 구현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면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한 액체연료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설명 : 재생에너지와 연계하여 이산화탄소 전환 후 액체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PtL 기술 모식도. 한국화학연구원(c))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탄소제거(Carbon Dioxide Removal, CDR) 기술이 아니라 탄소를 순환 활용하는 탄소포집·활용(CCU) 기술이라는 점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생산된 연료가 사용되는 과정에서 다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화석연료를 새롭게 채굴하는 대신 이미 배출된 탄소를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파일럿 플랜트 장기 운전을 통해 추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10만 톤 이상 규모의 상용 공정 설계와 경제성 분석, 온실가스 감축 효과 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촉매 기술은 지속가능 화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2026년 3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에는 한국화학연구원 민형기 박사가 교신저자로, 천징위(Chen Jingyu)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한국탄소신문=유명근 기자)

(사진 설명 : 화학기술 분야 국제 권위 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2026년 3월호 표지를 장식한 연구논문. ACS 누리집 캡처 인용(c))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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