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AI 이미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 달성의 분수령이 될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자체장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국가 탄소 감축 시한과 맞물리면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기후·탄소 공약 성적표에 이목이 쏠린다.
이번 선거에서 구체적인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한 후보 중 위성곤 제주지사, 우상호 강원지사,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자 등 총 9명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전남 구례에서 지리산권 숲이 흡수하는 탄소 가치를 활용해 ‘탄소크레딧 기금’ 조성을 공약한 장길선 후보가 당선됐으며, 경북 안동에서는 기후위기와 사과 농가 피해 대책을 연결고리로 삼은 녹색당 허승규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사상 첫 당선인을 배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후 의제가 지역 개발이나 첨단 산업 유치 등 경제 논리의 하위 개념으로 소비되면서 표심을 직접 뒤흔들지는 못했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현재 전국 기초단체의 2030년 평균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5.3%로 국가 기준치인 40%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 지자체의 실행력 제고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대 최고인 6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한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자의 청정에너지 정책은 향후 지역 주도 탄소중립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위 당선자는 신재생에너지 전력 과잉 공급으로 인한 출력 제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남권과의 연대를 바탕으로 한 ‘해상풍력 슈퍼그리드’와 ‘해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예고했다.
이것은 제주 바다에서 생산한 청정 전력을 초고압 송전망을 통해 국가 전력망에 연결해 전력 수요가 밀집한 수도권으로 역송전하여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력 판매로 발생하는 공공 수익은 지역 주민들에게 ‘바람·햇빛연금’ 형태로 환원해 재생에너지와 상생하는 환경을 다질 계획이다.
탄소 배출 심화 우려가 나오는 40MW급 대규모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에 대해서도 공급 대안을 내놨다. 제주의 풍부한 잉여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전력 소모 전체를 녹색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기반 친환경 데이터센터’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첨단 산업 육성과 생태계 보전이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선 9기 단체장들이 지역 경제 개발론과 기후위기 대응 사이에서 탄소 감축을 실질적인 지자체 핵심 의제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한국탄소신문=유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