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기후행동주간' 특별연설에서 메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의 환경정보 공개 등을 포함한 7대 기후행동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UN Climate Change / Kiara Worth(c))
메탄 감축·AI 환경정보 공개·재생에너지 전환 등 7대 행동 제시… “2030년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운영” 촉구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를 ‘쌍둥이 위기(Tale of Two Crises)’로 규정하며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감한 전환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기후행동주간(London Climate Action Week)’ 특별연설에서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는 서로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공통된 원인은 화석연료”라며 “두 위기의 해답 역시 빠르고 공정한 청정에너지 전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11년이 모두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과학자들은 향후 수년 안에 연평균 지구기온이 1.5℃를 일시적으로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온도 상승 폭과 기간을 최대한 줄여 다시 1.5℃ 이하로 낮추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 산호초 붕괴, 그린란드와 서남극 빙상 손실, 해수면 상승, 아마존 생태계 변화 등 지구의 임계점(tipping points)이 예상보다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최근 중동 지역의 분쟁으로 발생한 에너지 충격은 화석연료 의존 경제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햇빛에는 금수조치가 없고 바람에는 봉쇄가 없다”며 “재생에너지가 진정한 에너지 안보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7가지 행동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과제로는 메탄 감축을 제시했다. 그는 메탄이 현재 지구온난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하고, ‘글로벌 메탄 행동(Call to Action on Methane)’을 출범시켰다. 폐기물과 농업,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메탄 배출을 줄이고, 석유·가스 공급망 전반에 ‘거의 제로(near-zero)’ 수준의 메탄 배출 기준을 마련할 것을 각국 정부와 산업계에 촉구했다.
두 번째로는 에너지위기 대응 과정에서 화석연료 의존을 더욱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큰 이익을 거둔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해서는 횡재세(Windfall Tax)를 부과해 그 재원을 취약계층 지원과 청정에너지 전환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송배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 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설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부분은 인공지능(AI)에 대한 제안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AI가 기후문제 해결과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물, 토지를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환경 투명성 이니셔티브(AI Environmental Transparency Initiative)’를 제안하며 모든 주요 AI 기업이 탄소·물·토지 발자국을 측정해 공개하고, 2030년까지 모든 데이터센터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시대에 필요한 핵심광물을 보유한 국가와 지역사회가 개발의 혜택을 함께 누려야 한다며 “더 이상 개발 없는 자원 채굴(No more extraction without development)은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변화 적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하며 조기경보체계 구축과 적응 재원 확대를 촉구했다. 개발도상국이 청정에너지와 기후 회복력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다자개발은행(MDB)의 역할 확대와 장기 녹색금융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설의 마지막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기후 허위정보에 대응하고 과학과 진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기 위한 허위정보가 확산되고 있다”며 과학의 독립성을 보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의 시대는 재생에너지 혁명의 시대이기도 하다”며 “이제 화석연료의 시대를 넘어서 재생에너지와 기후정의에 기반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국탄소신문=이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