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데이비드 이비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수상 협의장면. 사진=캐나다 총리실 공식 홈페이지 Photo: Daniel Pereira(c))
친환경 전력·탄소시장·핵심광물·LNG까지… 북미 녹색산업 투자 본격화
캐나다 연방정부와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정부가 무역 다변화와 친환경 산업 육성, 핵심 자원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 협력적 번영 협정(Canada–British Columbia Cooperative Prosperity Agreement)’을 체결했다.
지난 7월 2일 밴쿠버에서 발표된 이번 협정은 세계적인 청정 전력망과 태평양 물류 거점을 보유한 BC주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핵심 광물 공급망과 청정에너지 산업을 확대하고, 원주민(First Nations)을 실질적인 사업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 정부는 협정 이행을 위해 공동 이행위원회(Implementation Committee)를 설치하고 핵심 광물, 탄소시장, 청정전력, LNG, 항만 인프라, 인력 양성 등 주요 분야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협정은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대규모 친환경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양 정부는 북서부 지역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레드 크리스(Red Chris) 광산 확장 사업을 지원하고, 핵심 광물 개발과 청정에너지 수출의 기반이 될 북부 해안 송전선(North Coast Transmission Line·NCTL) 1·2단계 사업에는 연방 보조금과 저리 금융, 세제 혜택 등을 결합한 대규모 재정 지원을 추진한다. 향후 3단계 사업까지 공동 지원 체계를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청정전력 확대도 핵심 축이다. 양 정부는 신규 수력·풍력 등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을 지원하고, BC주의 풍력 산업과 풍력터빈 제조 기반 육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캐나다 수자원청(Canada Water Agency)과 연계해 BC주의 수자원 안보기금(Watershed Security Fund) 지원을 검토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자원 보호 정책도 강화한다.
탄소시장 부문에서도 주목할 변화가 예고됐다. 연방정부와 BC주는 다른 주(州) 및 준주와 함께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전기차,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활용하는 국가 탄소신용 프레임워크(National Carbon Credit Framework) 구축을 공동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방 탄소가격제 기준 변경으로 BC주가 부담하는 재정적 영향을 산정해 공정하게 보전하는 별도의 재정 지원 협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후적응 투자도 포함됐다. 상습 홍수 피해 지역인 서마스 프레어리(Sumas Prairie)의 식량안보와 국가 기반시설 보호를 위해 연방정부는 2026~2027년 최대 2,000만 달러를 투입해 홍수 완화 사업과 통합 인프라 계획을 공동 지원하기로 했다.
에너지와 무역 인프라 부문에서는 세계 최저 수준의 탄소배출 LNG 생산국이라는 경쟁력을 앞세워 친환경 LNG 수출 확대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 민간 투자사업인 LNG 캐나다(LNG Canada) 2단계를 비롯해 원주민이 주도하는 크시 리심스(Ksi Lisims) LNG, 씨더(Cedar) LNG, 우드파이버(Woodfibre) LNG 프로젝트의 인허가와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연방 금융제도를 활용해 원주민의 지분 참여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캐나다산 LNG를 세계에서 가장 탄소배출이 적은 LNG로 국제시장에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항만과 물류 인프라도 대폭 확충된다. 연방정부는 조지 매시 터널(George Massey Tunnel) 교체 사업에 최대 30억 달러를 지원하고, 밴쿠버항 로버츠 뱅크 터미널과 철도 연결망 개선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또한 프린스루퍼트항과 스튜어트항 등 태평양 심해항 개발을 통해 핵심 광물과 자원의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관세 압박을 받는 철강과 소프트우드 목재 산업에 대해서는 철도 운송 지원과 산업 현대화 정책도 병행된다.
에너지 개발에서는 연방정부가 앨버타주와 BC주 해안을 연결하는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을 지원하는 대신, BC주는 환경 보호와 경제적 보상을 전제로 협력하기로 했다. 연방정부는 북부 해안 유조선 통행 금지 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원주민 공동체의 지분 확보를 위한 대출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파이프라인 운영사의 연간 로열티 지급과 환경 책임 및 비상 대응 기금을 포함한 법적 구속력을 갖춘 수익 공유 체계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트랜스 마운틴(Trans Mountain) 송유관의 수송 능력을 하루 89만 배럴에서 119만 배럴로 확대하는 사업도 BC주가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조건 아래 지속 추진된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인력 양성에도 적극 투자한다. 양 정부는 ‘팀 캐나다 스트롱(Team Canada Strong)’ 이니셔티브를 통해 숙련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영유아 교육·보육(ELCC) 협정을 재정비해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공사업에는 적정 임금과 안전한 작업환경, 노동조합과 연계한 기술훈련을 우선 적용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정은 단순한 경기 부양책을 넘어 청정전력·핵심광물·탄소시장·LNG·기후적응을 하나의 국가 성장 전략으로 통합한 북미형 녹색산업 정책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원주민의 사업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 청정에너지와 탄소감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한국탄소신문=유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