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온실가스 기준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사진 설명 : AI 이미지)

정부, 자동차 탄소정책 새판 짠다… 2030 수송부문 탄소중립 로드맵 행정예고
중·대형 상용차 첫 의무감축·승용차 기준 최대 23% 강화… 자동차 생산공정까지 탄소관리 시대 열린다

정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자동차 탄소정책을 사실상 전면 개편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60일간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연비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중·대형 상용차 의무감축제 도입과 승용차 기준 강화, 자동차 생산공장의 재생에너지 사용 인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2030년 국가 감축목표 달성 시점이 4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송부문의 감축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제도 개편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도 본격적인 탄소경쟁력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2030 국가 감축목표 달성 위한 자동차 정책 전면 개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번에 행정예고한 개정안은 「자동차 평균에너지소비효율기준·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과 「중·대형 상용차 평균에너지소비효율기준 및 온실가스 기준」을 개정하는 내용이다. 핵심은 자동차 제작사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평균 온실가스 배출기준과 연비 기준을 새롭게 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도 개편에 나선 배경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라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9,800만 톤에서 2030년 6,100만 톤으로 약 3,700만 톤(약 38%)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제도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자동차 규제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하게 됐다.

10여 년 자동차 정책, 무엇이 달라졌나

국내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는 지난 10여 년 동안 승용차를 중심으로 평균 연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친환경차 보급 확대와 연비 향상을 유도하는 방식이 정책의 핵심이었다.

이번 개정안은 관리 범위를 크게 넓혔다. 승용차 중심의 제도를 중·대형 상용차까지 확대하고, 차량 운행 단계뿐 아니라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에너지 사용까지 탄소관리 대상으로 포함했다. 자동차 정책이 단순한 연비 관리에서 자동차 산업 전반의 탄소관리 체계로 확대되는 첫 번째 제도 개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용차도 처음으로 의무 감축 시대

가장 큰 변화는 중·대형 상용차에 대한 의무 감축제 도입이다. 지금까지 화물차와 버스 등 상용차는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크레딧을 부여하는 자발적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2027년부터는 법적 의무 감축제도가 시행된다.

총중량 15톤 이상 대형 화물차와 트랙터를 시작으로 중·대형 승합차, 15톤 미만 중형 화물차와 덤프까지 차종별로 단계적으로 확대되며, 2030년까지 기준연도(2021~2022년 평균) 대비 온실가스를 30% 감축해야 한다.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는 국내 상용차 시장의 전기트럭과 수소트럭, 친환경 버스 전환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용차 기준 최대 23% 강화

승용차와 소형화물차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2030년 승용차 평균 온실가스 기준은 현행 70g/km에서 54g/km로 약 23% 강화되며, 소형화물차와 11~15인승 승합차는 146g/km에서 98g/km로 약 33% 강화된다.

이 같은 기준은 내연기관의 연비 개선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전동화 전략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이에 맞춰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에 적용하는 슈퍼크레딧을 2029년까지 연장하고, 수소내연기관 차량을 새롭게 인센티브 대상에 포함했다.

자동차 공장도 ‘재생에너지’가 경쟁력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자동차 생산공장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한 점이다.

앞으로 자동차 제작사가 국내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거나 사용할 경우 해당 연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5%까지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자동차의 배출가스만 관리하던 기존 정책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전력까지 관리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전과정평가(LCA)와 공급망 탄소관리 정책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으며, 앞으로는 자동차를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느냐도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규제 강화와 산업 경쟁력 확보를 함께 추진

정부는 규제 강화와 함께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슈퍼크레딧을 2029년까지 연장하고, 제작사 구분도 기존 3단계에서 일반·중규모·소규모·개별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 또한 기준 미달 실적의 상환기간을 충분히 인정하는 등 자동차 업계가 제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도 확보했다.

탄소중립 넘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경쟁 기준

이번 행정예고는 단순히 자동차의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수송부문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승용차 중심이던 정책을 상용차까지 확대하고, 차량 운행에서 생산공정까지 관리 범위를 넓힌 첫 종합 개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와 함께 탄소규제가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 ESG 평가, RE100 확산 등으로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성능뿐 아니라 생산공정과 공급망의 탄소관리 역량까지 요구받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성격도 담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연비와 성능에 더해 생산공정과 공급망의 탄소관리 역량까지 함께 평가받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행정예고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수송부문 핵심 제도를 정비하는 동시에, 국내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탄소경제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60일간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한국탄소신문=유명근 기자)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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