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신생 스타트업 Apolownia, 100만 유로 투자 유치, 블루카본도 ‘고품질’ 경쟁 시대

(사진 설명 : 프랑스 파리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아폴로니아 (Apolownia) 홈페이지 사진 인용(c))
AI·위성·드론 기반 연안 생태계 복원… 인도네시아 4,000ha 맹그로브 프로젝트 본격화
탄소흡수량보다 ‘신뢰성’이 경쟁력… 글로벌 블루카본 시장 새 전환점
탄소시장의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탄소를 얼마나 많이 흡수했느냐보다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탄소프로젝트인가가 기업과 투자자의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탄소시장이 양적 확대에서 질적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과학적 검증과 투명성을 갖춘 ‘고품질(High-Integrity) 탄소크레딧’ 확보가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프랑스 파리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아폴로니아(Apolownia)가 100만 유로(약 15억 원) 규모의 시드(Seed) 투자를 유치하며 블루카본(Blue Carbon)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투자에는 프랑스 임팩트 투자 플랫폼 LITA, 프랑스 공공투자은행 Bpifrance, 다수의 엔젤투자자가 참여했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대규모 연안 생태계 복원사업 확대와 연구개발(R&D), AI 기반 모니터링 기술 고도화, 글로벌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후위기의 새로운 해법, 블루카본
블루카본(Blue Carbon)은 맹그로브 숲(Mangrove), 잘피림(Seagrass Meadows), 염습지(Salt Marsh) 등 해안 생태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식생과 토양에 장기간 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육상 산림과 함께 대표적인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으로 꼽히며, 탄소 저장뿐 아니라 해안 침식 방지, 해수면 상승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수산자원 회복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제사회는 단순히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수준을 넘어 감축하기 어려운 잔여 배출량(Residual Emissions)까지 자연 생태계를 활용해 흡수·제거하는 전략으로 기후정책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과학기반 감축목표(SBTi)를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추가성(Additionality), 투명성, 측정 가능성, 검증 가능성, 영속성(Permanence)을 충족하는 고품질 블루카본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AI와 위성기술 결합한 차세대 기후테크 기업
2024년 설립된 아폴로니아는 맹그로브를 비롯해 잘피림, 연안 이탄지(Coastal Peatlands), 산호초(Coral Reefs) 복원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기후테크 기업이다.
회사는 사업 목적을 기업 정관에 명시한 미션 기반(Mission-driven) 기업으로 운영되며,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환경적 성과와 투명성을 평가하는 국제 인증인 B Corp 인증 취득도 추진하고 있다.
아폴로니아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젝트 전 과정을 직접 통합 관리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개발 모델이다. 대상지 발굴과 타당성 조사, 사업 설계, 지역사회 협력, 토지 이용 및 권리 검토, 생물다양성 관리, 이익 공유, 장기 모니터링까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수행해 프로젝트 품질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위성 원격탐사, 지리공간정보(GIS), 드론 촬영, 3차원 모델링, AI 기반 데이터 분석, MRV(Measurement, Reporting and Verification·측정·보고·검증) 시스템 등을 활용해 탄소흡수량과 생태계 복원 효과를 과학적으로 관리한다. 첨단 기술과 함께 현지 주민 참여, 지역 거버넌스 구축, 이익 공유 체계를 결합해 탄소흡수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까지 함께 추구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인도네시아 4,000ha 맹그로브 복원 프로젝트 본격 추진
아폴로니아의 대표 프로젝트인 ‘블루라이존(BlueRizon)’은 인도네시아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맹그로브 복원사업이다. 복원 대상 면적은 4,000헥타르(ha)를 넘으며, 올해 3분기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현재 3,000명 이상의 지역 주민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1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해안 침식 방지와 해수면 상승 적응, 생물다양성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블루라이존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동시에 잘피림과 연안 이탄지, 산호초 복원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글로벌 블루카본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얼마나 많이’보다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국제 탄소시장은 이제 탄소흡수량 경쟁에서 프로젝트 품질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탄소를 감축하거나 흡수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탄소흡수량 산정의 정확성과 장기적인 저장 능력, 추가성, 생물다양성 보전 효과, 지역사회 참여, 투명한 MRV 체계까지 함께 평가하는 방향으로 시장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아폴로니아의 이번 투자 유치는 이러한 글로벌 탄소시장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AI와 위성정보, 드론, 정밀 MRV 기술을 활용한 과학적 검증과 현장 중심의 생태계 복원을 결합한 사업 모델은 앞으로 블루카본 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갯벌과 염습지, 잘피림 등 우수한 연안 탄소흡수원이 분포해 있다. 앞으로는 단순히 블루카본 면적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고품질 MRV 체계와 지역사회 참여 모델을 갖춘 프로젝트를 구축하는 것이 글로벌 탄소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카본은 더 이상 해안 생태계 복원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회복, 해안지역 적응력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하는 차세대 자연기반해법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탄소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번 아폴로니아의 투자 유치는 탄소시장의 미래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저장했는가’보다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축했는가’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탄소신문=유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