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몬드 산업, 껍질 부산물 바이오차 상업화로 탄소제거 크레딧

(사진 설명 : AI 이미지. 우측에 검은 것이 탄소를 오랫동안 잡아 둘 수 있는 바이오차다.)

캘리포니아 델라노서 연간 아몬드 껍질 2만6천 톤 처리
바이오차 약 8천 톤 생산·연간 약 2만 톤 CO₂ 제거 목표
토양개량·재생전력·탄소크레딧 연결하며 농업 부산물의 새로운 가치사슬 창조

미국 최대 아몬드 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 아몬드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껍질 부산물을 바이오차로 전환해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고, 이를 탄소제거 크레딧으로 연결하는 상업화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델라노에 위치한 사이트토스(Sitos Group)의 ‘트리하우스 바이오차 플랜트’는 아몬드 껍질을 대규모로 바이오차로 전환하는 시설이다. 사이트토스 그룹은 몬터레이 카운티에서 약 2년간 운영한 파일럿 시설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업 규모 생산시설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이트토스는 대형 아몬드 가공업체 트리하우스 캘리포니아 아몬즈(Treehouse California Almonds)와 협력해 현지에서 발생하는 아몬드 껍질을 원료로 활용한다. 캘리포니아 툴레어 카운티의 사업 문서에 따르면 시설은 3기의 연속식 열분해 설비를 통해 연간 약 2만6천 톤의 아몬드 껍질을 처리해 약 8천 톤의 바이오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아몬드 껍질에서 토양·에너지·탄소 가치까지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되는 것은 농업 부산물을 단순히 바이오차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몬드 껍질을 산소가 제한된 환경에서 열분해하면 탄소 함량이 높은 바이오차가 만들어진다. 생산된 바이오차는 인근 포도밭과 아몬드·피스타치오 과수원 등에 토양개량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재생전력을 생산하는 구조도 사업에 포함돼 있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에 들어 있던 탄소의 일부를 안정된 형태로 장기간 저장할 수 있어 탄소제거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이트토스가 제시한 3기의 열분해 설비 기준 생산능력은 연간 바이오차 약 8천 톤이며, 예상 탄소제거 규모는 연간 약 1만9,600톤 CO₂다. 결국 하나의 농업 부산물에서 토양개량과 에너지 생산, 탄소제거라는 세 가지 가치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바이오차 생산 넘어 ‘탄소제거 인증’으로

하지만 바이오차를 생산했다고 곧바로 탄소크레딧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료의 출처부터 수거와 운송,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바이오차의 탄소 함량과 안정성, 최종 사용처 등을 측정하고 검증해야 한다.

사이트토스의 ‘Treehouse Plant 1’ 프로젝트는 탄소제거 인증기관 아이소메트릭(Isometric)에 공식 등록돼 있으며 ‘Biochar Production and Storage v1.3’ 프로토콜에 따라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첫 탄소제거 인증서 발급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현재까지 발급된 인증서는 없다. 따라서 연간 약 2만 톤의 탄소제거량은 이미 인정받은 실적이 아니라 시설의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한 목표 수준이다. 실제 탄소제거 크레딧은 향후 측정·보고·검증(MRV)과 인증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농업 부산물이 탄소제거 산업의 원료로

이번 프로젝트가 던지는 의미는 바이오차 공장 하나의 상업화가 아니라 농업과 산림 현장에서 해마다 나오는 다양한 식물성·목질계 부산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동안 상당수는 경제적 가치가 낮거나 처리해야 할 부산물로 여겨졌지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수거해 바이오차로 전환하고 저장된 탄소를 신뢰성 있게 검증할 수 있다면 새로운 탄소제거 산업의 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사이트토스 사업은 지역 바이오매스를 확보해 바이오차를 생산하고, 이를 농업 현장에 활용하는 동시에 공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하고 탄소제거 인증까지 연계하는 하나의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나라 역시 농업과 산림 현장에서 다양한 바이오매스 부산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탄소시장이 탄소감축을 넘어 탄소제거 분야로 확대된다면 중요한 것은 어떤 부산물이 존재하느냐보다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를 어떻게 고부가가치 탄소자산으로 전환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인도 농촌에서 대나무와 농업 부산물이 탄소제거 공급망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몬드 산업의 부산물이 상업 규모 바이오차 플랜트와 결합하고 있다. 탄소제거 시장의 다음 경쟁은 거대한 탄소포집 시설에서만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

농업과 산림 현장에서 매년 발생하는 부산물 가운데 무엇을 찾아내고, 어떻게 모으고, 탄소를 저장해 검증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 것인가. 사이트토스의 상업화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유명근 기자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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