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 2035년 53~61% 감축 법제화

(사진 설명 : 탄소중립기본법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국회방송(c))

2050까지 5년 단위 중장기 감축경로 설정, 2040년 69% 이상·2045년 84% 이상 하한
기후과학위 신설·잔여배출총량 분석, 녹색국채·전환금융 법적 기반 마련
기후적응법도 함께 통과, 기후위험 공간정보·취약계층 지원 제도화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정책이 2035년과 2040년, 2045년으로 이어지는 중장기 감축경로를 법률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된다. 감축목표를 뒷받침할 과학적 분석과 금융지원 체계가 강화되고, 폭염·홍수 등 현실화되는 기후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적응법도 별도로 마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6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과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은 2024년 8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이다. 헌재는 당시 2031~2049년의 정량적인 감축목표가 규정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2035년 53~61%, 2050까지 5년 단위 감축경로

개정법의 핵심은 2050 탄소중립까지의 중간 감축경로를 법률에 명시한 것이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53~61%**로 규정된다. 2040년은 69% 이상을 하한으로 하고 상한은 80% 수준, 2045년은 84% 이상을 하한으로 하고 상한은 90% 수준​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040년 목표는 2031년 6월 말까지, 2045년 목표는 2036년 6월 말까지 확정하도록 했다. 정부가 감축목표 이행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기술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상용화 등에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시민대표단 77.9%는 ‘초기 감축 강화’ 선택

법정 감축목표와 별개로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감축의 시기와 속도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의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대표단 3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종 조사에서는 77.9%가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숙의 전 1차 조사 51.2%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는 중장기 감축목표가 법률에 들어간 이후에도 ‘얼마나 줄일 것인가’와 함께 초기 감축을 얼마나 강화할 것인가가 탄소중립 정책의 주요 쟁점으로 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과학위 신설, 잔여배출총량도 분석

중장기 감축목표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기후과학위원회도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아래 독립적인 자문기구로 신설된다. 위원장을 포함해 15~20명으로 구성되며 중장기 감축목표 설정과 감축 진전 동향 등을 분석·자문한다.

특히 탄소의 사회적 비용과 우리나라의 잔여배출총량을 분석해 감축목표 설정의 근거로 활용하도록 했다. 중장기 감축목표에 과학적 분석을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는 셈이다.

녹색국채·전환금융, 탄소중립에 금융 연결

금융 분야에서는 녹색금융과 전환금융을 정의하고 국책은행과 금융회사의 관련 금융 촉진 노력을 규정했다. 기후대응기금의 재원 조달 수단으로 녹색국채 발행 근거도 신설했다. 녹색채권 발행 지원사업의 법적 기반도 마련돼 탄소중립 정책과 산업의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자금 조달 수단이 확대된다.

기후적응법 별도 제정, 기후위험 공간정보로 공개

탄소중립기본법과 함께 별도의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분야별·지역별 기후영향과 취약성을 조사·분석하고 기후위험 평가 결과를 공간정보로 시각화해 공개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은 이를 활용해 지역별 기후위험을 줄이는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기후위기 취약계층과 반복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취약지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맞춤형 지원 근거도 마련됐다. 기후보험 종합정보시스템 구축과 기후적응 산업 육성도 추진된다.

탄소중립, 이제 ‘목표’에서 ‘이행’으로

이번 두 법률의 통과로 한국의 기후정책은 중장기 감축목표·과학적 검증·금융재원·기후적응을 함께 관리하는 체계로 한 단계 구체화됐다. 특히 2050년이라는 최종 목표 사이에 2035년, 2040년, 2045년이라는 법적 중간 이정표가 세워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기후적응법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된다.

중장기 감축경로를 법에 담는 작업은 일단락됐다. 이제 관건은 목표 숫자 자체가 아니라 초기 감축을 얼마나 강화하고 이를 산업·에너지·금융정책의 실제 감축으로 연결하느냐다. / 이정미 기자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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