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CIX·런던 Carbonplace 합병 추진, 글로벌 탄소시장 ‘거래·결제’ 하나로

(사진 설명 : AI 이미지)

CIX 거래·가격발견에 Carbonplace 14개 레지스트리·은행급 결제 결합
싱가포르–런던 연결하는 글로벌 탄소시장 인프라 구축, 12개 금융·투자기관 참여
CORSIA·파리협정 6조 확대 속 탄소시장 경쟁, ‘크레딧’ 넘어 ‘인프라’로

글로벌 탄소시장에서 탄소크레딧의 거래부터 결제·보관·상쇄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대형 플랫폼이 등장할 전망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환경시장 거래소 Climate Impact X(CIX)​와 영국 런던의 탄소 포트폴리오 관리·거래 플랫폼 Carbonplace는 26일 합병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최종 규제당국 승인을 전제로 한다. 이번 합병의 핵심은 CIX가 보유한 탄소크레딧 조달·거래·가격발견 기능과 Carbonplace의 다중 레지스트리 연결 및 은행 수준의 결제 인프라를 결합하는 것이다. 두 회사는 거래 전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글로벌 환경시장의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탄소크레딧 거래부터 상쇄까지 하나로

CIX는 탄소크레딧과 재생에너지인증서(REC) 등의 거래시장을 운영하면서 프로젝트 발굴과 조달, 거래, 가격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Carbonplace는 여러 탄소 레지스트리를 연결해 크레딧의 소유권 이전과 결제, 보관, 보고·감사추적 등을 지원한다.

특히 Carbonplace는 현재 14개 레지스트리에 걸쳐 탄소크레딧을 관리·결제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시장 참여자는 각각의 레지스트리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탄소크레딧을 관리하고 거래할 수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프로젝트 발굴과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시작해 탄소크레딧 거래, 결제, 보관(custody), 최종 상쇄(retirement)까지 거래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두 회사의 협력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CIX 거래 플랫폼에서 탄소크레딧을 사고팔고 Carbonplace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탄소크레딧 거래 전 과정을 시험한 바 있다.

싱가포르와 런던 잇는다

이번 합병은 아시아 탄소시장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싱가포르와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 런던을 연결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통합 법인은 두 도시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와 규제환경, 거래시장에 접근하고 다양한 탄소·환경상품과 시장 참여자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주주 기반도 금융시장 수준이다. 합병 후 주주 그룹에는 BBVA, BNP Paribas, CIBC, DBS Bank, GenZero, Mizuho Financial Group, National Australia Bank, NatWest Group, SGX Group, Standard Chartered, SMBC, UBS 등 12개 글로벌 은행·투자기관·시장운영기관이 참여한다.

이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단순한 크레딧 중개시장을 넘어 기존 금융시장과 유사한 거래·결제·보관 인프라를 갖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CORSIA·파리협정 6조가 시장 연결 촉진

CIX는 이번 합병의 배경으로 CORSIA(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 파리협정 제6조, 국가 차원의 탄소크레딧 수요 증가​를 꼽았다. 자발적 탄소시장과 규제시장, 국가 간 탄소거래가 점차 연결되면서 서로 다른 국가와 표준, 레지스트리를 연결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거래 인프라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양사는 탄소시장이 성장하려면 전통적인 금융시장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구축했던 것과 같은 연결성·투명성·신뢰성을 갖춘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병 법인은 CIX의 추이이(Oi-Yee Choo) CEO​가 최고경영자를 맡고 Carbonplace의 스콧 이튼(Scott Eaton) CEO​가 사장을 맡을 예정이다. 통합 절차는 2027년 1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며, 통합 기간에는 두 회사가 기존 브랜드와 서비스 체계를 유지한다.

한국 탄소시장에도 ‘인프라 경쟁’ 과제

이번 합병은 한국 탄소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탄소시장이 확대될수록 중요한 것은 단순히 크레딧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공간만이 아니다. 어떤 크레딧이 거래됐는지,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대금은 어떻게 결제됐는지, 최종적으로 상쇄됐는지까지 추적할 수 있어야 시장의 신뢰가 형성된다.

특히 앞으로 국내 탄소시장과 자발적 탄소시장, CORSIA와 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국제 탄소거래가 확대될 경우 거래소와 레지스트리, 금융기관, 결제·보관 시스템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장 인프라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CIX와 Carbonplace의 합병 추진은 글로벌 탄소시장의 경쟁축이 ‘어떤 탄소크레딧을 확보할 것인가’를 넘어 ‘누가 더 신뢰할 수 있고 편리한 거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인가’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탄소크레딧이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수록, 탄소시장의 다음 경쟁은 크레딧 자체뿐 아니라 이를 움직이는 금융·거래 인프라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유명근 기자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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