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ra 벼농사 방법론 CCP 승인, 논 물관리도 ‘고품질 탄소크레딧’

(사진 설명 : AI 이미지)

ICVCM, 벼농사·매립가스 방법론 핵심탄소원칙 충족 인정
논 수위·작물관리로 메탄 감축량 산정, 아시아 소농 탄소금융 참여 가능성
한국도 논 물관리로 메탄 감축, 농업 현장 탄소자산화 주목

논의 물 관리 방식을 바꿔 메탄 배출을 줄이는 농업 활동이 국제 자발적 탄소시장(VCM)에서 ‘고품질 탄소크레딧’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글로벌 탄소표준기관 Verra는 지난달 벼농사 방법론 VM0051과 매립가스 방법론 VMR0016이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ICVCM)의 핵심탄소원칙(Core Carbon Principles·CCPs)을 충족하는 방법론으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두 방법론은 모두 메탄 감축을 대상으로 한다. Verra는 메탄이 대기 중에서 열을 가두는 능력이 이산화탄소보다 28배 강한 온실가스라고 설명했다.

Verra와 ICVCM, 무엇이 다른가

Verra는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자발적 탄소시장 인증제도인 VCS(Verified Carbon Standard)를 운영하는 비영리기관이다. VCS 프로젝트에서 검증된 온실가스 1t CO₂e의 감축 또는 제거에 대해 VCU(Verified Carbon Unit)라는 탄소크레딧이 발행된다.

반면 ICVCM은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성과 무결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는 독립적 거버넌스 기구다. ICVCM이 마련한 대표적인 품질 기준이 CCP다. 쉽게 말하면 Verra가 탄소크레딧 인증체계를 운영한다면, ICVCM은 어떤 크레딧을 높은 무결성을 갖춘 크레딧으로 볼 것인지 기준을 제시하고 평가한다.

이번 승인은 Verra의 벼농사와 매립가스 방법론이 CCP 기준을 충족한다고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다만 해당 방법론을 적용한 모든 크레딧에 자동으로 CCP 라벨이 붙는 것은 아니며 필요한 적격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논의 물 높이 조절해 메탄 줄인다

국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VM0051 벼농사 방법론이다. VM0051은 침수된 논의 물과 작물 관리방식을 개선해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고 감축량을 정량화한다. 즉 ‘논을 어떻게 관리해 메탄을 얼마나 줄였는가’를 측정·검증해 탄소크레딧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Verra는 이를 통해 아시아 벼 생산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소농들이 탄소금융에 접근하고 저배출 농법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승인된 VMR0016은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해 메탄을 소각하거나 전기·열에너지 생산 등에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도 이미 ‘논 물관리’로 메탄 감축

이번 Verra 방법론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 국내에서도 논 물관리는 이미 저탄소 농업의 주요 감축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에는 ‘중간 물떼기’와 ‘얕게 걸러대기’가 저탄소 영농활동으로 포함돼 있다.

논에 계속 물을 채워두는 대신 일정 기간 물을 빼거나 얕게 공급해 토양의 혐기성 환경을 줄이고 메탄 발생을 낮추는 방식이다. 농촌진흥청의 2024~2025년 시험에서는 중간물떼기 이후 두 차례 추가로 물을 빼는 ‘다중물떼기’ 방식이 상시담수 재배와 비교해 메탄 배출을 4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논 물관리를 탄소크레딧으로 연결하는 방법론이 국제적인 무결성 평가를 통과하고, 국내에서는 같은 원리의 저탄소 영농기술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연구·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논에서 줄인 메탄’ 탄소자산 될까

이번 승인은 자발적 탄소시장이 단순히 ‘몇 톤의 크레딧을 만들었느냐’를 넘어 ‘그 1톤의 감축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도 논 물관리로 줄인 메탄이 곧바로 Verra 크레딧이나 국내 배출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탄소크레딧 발행을 위해서는 해당 인증제도와 방법론에 따른 프로젝트 등록과 모니터링,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측정하고 검증해 탄소가치로 연결하는 국제적인 흐름은 분명해지고 있다.

‘논에서 줄인 메탄을 어떻게 측정하고 검증해 탄소가치로 만들 것인가.’ 산업시설 중심이었던 탄소감축이 산림과 바이오차에 이어 농업 현장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Verra의 CCP 방법론 승인은 국내 농업 탄소사업에서도 주목할 흐름이다. / 유명근 기자

자료: Verra, 2026.8.

작성자 한국탄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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